솔직히 저는 맥라렌이라는 브랜드를 떠올릴 때마다 "저 차는 나랑 상관없는 세계"라고 선을 그어왔습니다. 낮고 넓은 차체, 버터플라이 도어, 귀를 찢을 듯한 배기음. 화면 너머로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맥라렌 GT에 대한 글을 꼼꼼히 읽고 나서 그 생각이 조금 흔들렸습니다. 슈퍼카가 이렇게 인간적일 수 있구나 싶었거든요. 외관 디자인 — 공격성을 억누른 절제의 미학제가 처음 맥라렌 GT의 사진을 봤을 때 느낀 건 "어, 생각보다 얌전한데?"였습니다. 720S나 세나처럼 날카롭게 시선을 찌르는 그런 인상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볼수록 이게 억누름의 미학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앞 범퍼는 대형 공기 덕트를 품고 있으면서도 굴곡을 최대한 차분하게 눌러놨고, 헤드램프는 와이드하게 ..
로터스 에미라 2.0 터보의 공차중량은 약 1,450kg입니다. 요즘 스포츠카치고는 날씬한 편인데, 이 숫자 하나가 에미라가 어떤 차인지를 상당히 잘 설명해줍니다. 처음 봤을 때 솔직히 기대 반 의심 반이었는데, 실제로 경험해보고 나서는 '숫자로만 평가하면 안 되는 차'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디자인 — 주차장에서부터 시선을 빼앗는 차일반적으로 영국 스포츠카 하면 기능 중심, 날 것의 느낌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에미라는 그 통념을 꽤 적극적으로 깨는 차였습니다. 세워놓기만 해도 그냥 다르게 보였거든요.낮고 넓게 깔린 차체, 공기역학적으로 설계된 프론트 범퍼, 세로로 길게 뻗은 헤드램프까지 — 어느 한 부분이 튀는 게 아니라 전체 비율이 일관되게 맞아떨어집니다. 미드십 레이아웃, 즉 엔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