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연식 변경 모델은 가격만 올리고 달라지는 게 없다는 말, 저도 오래 믿었습니다. 그런데 2027년형 K5를 직접 들여다봤더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41만 원이 올랐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가격 인상치고 오히려 실질 구매 비용이 내려간 트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격이 올랐는데 왜 가성비가 좋아진다는 걸까
2027년형 K5의 공식 가격은 전년 대비 41만 원 인상됐습니다. 숫자만 보면 당연히 아쉽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트림 구성을 비교해봤더니 단순히 가격이 올랐다고 표현하기가 어렵더군요.
핵심은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입니다. 여기서 NSCC란 GPS 지도 데이터를 활용해 곡선 구간이나 교차로 진입 전에 차량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기능입니다. 기존에는 드라이브 와이즈 옵션 패키지에 묶여 74만 원을 따로 내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이번 연식 변경으로 프레스티지 트림부터 기본 적용으로 전환됐습니다.
41만 원이 올랐지만 74만 원짜리 옵션이 기본으로 들어왔으니 단순 계산으로도 33만 원 이득입니다. 물론 드라이브 와이즈 패키지에서 일부 항목이 빠지면서 별도 옵션(45만 원)으로 분리된 부분은 있습니다.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RCCA)가 대표적인데, RCCA는 후진 중 측방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해 자동으로 제동을 걸어주는 안전 기능입니다. 이걸 빼낸 건 솔직히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기아자동차가 2027년형에서 실질 비용을 낮추려 한 의도는 읽힙니다. 제가 가격표를 한 줄씩 비교하면서 느낀 건, 숫자 하나만 보면 안 된다는 겁니다. 어떤 옵션이 기본화됐느냐가 진짜 가격을 결정합니다(출처: 기아 공식 홈페이지).
베스트 셀렉션, 3천만 원대 초반에 이게 다 들어간다고?
제가 트림을 죽 훑어보면서 가장 오래 눈길을 준 곳이 베스트 셀렉션이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인기 옵션을 한데 묶은 트림인데, 시작 가격이 3,140만 원입니다.
이 가격에 들어가는 사양들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 12.3인치 클러스터 및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 기본 적용
-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기본 포함
- HID 프로젝션 헤드램프 기본 적용
- 블랙 헤드라이닝 — 통상 상위 트림에서 볼 수 있는 내장 마감
- 블랙 스웨이드 내장재 — 노블레스에 들어가는 우드 그레인 대신 적용
- 운전석 전동 시트(조수석도 전동으로 전환)
프레스티지 트림과 가격 차이가 약 100만 원입니다. 그런데 프레스티지에서 베스트 셀렉션으로 올라가면서 추가되는 항목들을 낱개로 계산해보면 100만 원을 훌쩍 넘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번들 트림은 옵션을 하나씩 고르다 보면 어느 순간 100만 원이 금세 채워지는 구조라 결국 묶음이 훨씬 이득입니다.
블랙 스웨이드 소재도 눈에 띄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웨이드 계열 내장재는 플래그십 모델에서 쓰이는 소재인데, 베스트 셀렉션에 들어온 건 제가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는 반신반의했습니다. K5를 보는 젊은 소비자 입장에서 블랙 헤드라이닝과 스웨이드 조합은 노블레스의 우드 그레인보다 오히려 더 취향에 맞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드로이드 오토, 무선 애플 카플레이도 모두 지원됩니다. 순정 내비게이션을 잘 쓰지 않는 분들 입장에서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최신 플랫폼이 아니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제 경우에도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화면이 그냥 폰 그대로 뜨기 때문에 순정 UI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노블레스와 시그니처, 더 올라갈 이유가 있을까
베스트 셀렉션이 가성비 면에서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상위 트림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제가 트림별로 추가되는 항목을 짚어봤을 때 노블레스부터는 실용성 면에서 의미 있는 차이가 생깁니다.
가장 눈에 들어온 건 터치 타입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입니다. 버튼을 누르지 않고 손가락이 닿기만 해도 잠금이 해제되는 방식인데, 짐을 들고 있을 때 편의성이 상당히 다릅니다. 그리고 이번 2027년형부터 노블레스 이상에 전동 트렁크가 기본 적용됐습니다. 전동 트렁크는 예전에는 그랜저급 이상 대형 세단에서나 볼 수 있던 옵션이었는데, 중형 세단까지 내려온 겁니다(출처: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드라이브 와이즈 옵션으로 분리된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RCCA)와 교차로 충돌 방지 보조도 노블레스부터는 기본 포함입니다. 이 두 기능은 주차장이나 골목에서 무심코 후진하다가 옆 차나 기둥에 부딪힐 뻔한 순간에 개입해주는 기능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보조 기능은 사고가 나기 전까지는 필요성을 실감하기 어렵지만, 딱 한 번만 작동해도 옵션 가격을 충분히 뽑는다고 생각합니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도 노블레스부터 기본입니다. AVM이란 차량 주변 4개 카메라 영상을 합성해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보여주는 주차 보조 시스템입니다. 차 폭에 아직 익숙하지 않거나 좁은 공간에 자주 주차하는 분이라면 꽤 실용적입니다.
시그니처는 솔직히 이번 연식 변경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2열 헤드레스트 높이 조절이 가능해진 것과 2열 중앙 암레스트가 추가된 정도입니다. 가격은 36만 원 올랐는데, 베스트 셀렉션이나 노블레스 대비 체감 차이가 크지 않아서 굳이 시그니처까지 올라갈 이유는 크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K5를 살지 말지 결정하기 전에 따져볼 것들
차를 고를 때 저는 기능 목록보다 내가 실제로 어떻게 쓸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편입니다. K5와 관련해서 자주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가 SUV 대비 세단의 실용성 문제입니다.
동급 SUV인 스포티지와 비교했을 때 K5 베스트 셀렉션 가격이 약 200~300만 원 낮습니다. 승하차 편의성이나 트렁크 개구부 크기에서 SUV가 유리한 건 맞습니다. 그러나 제 경험상 카시트를 한 자리에 고정해두고 쓰는 경우라면 매번 탈착하지 않으니 세단이라고 못 쓸 정도는 아닙니다. 유모차나 큰 짐도 결국 접어야 들어가는 건 SUV도 마찬가지고요.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선커튼 옵션 여부도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베스트 셀렉션에는 2열 선커튼이 기본 포함돼 있지 않고 별도로 선택해야 합니다. 직사광선이 뒷좌석에 그대로 들어오는 환경에서 어린아이를 태운다면 이 옵션의 필요성이 꽤 커집니다. 저는 이런 부분을 구매 전에 미리 체크 리스트로 정리해두고 가격과 함께 비교하는 방식을 씁니다.
파워트레인 선택도 고민이 될 수 있습니다. 하이브리드(HEV) 모델은 가솔린 대비 약 300만 원 높은 가격에 형성돼 있습니다. 하이브리드란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 모터를 함께 사용해 연비를 높인 파워트레인 방식을 말합니다. K5의 2.0 자연흡기 가솔린은 차급 대비 연비가 나쁘지 않고, 뒤쪽에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들어가 승차감도 기대 이상입니다. 300만 원 차이로 가솔린 트림을 올리거나 옵션을 보강하는 편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K5는 중고차 시세 방어가 상당히 잘 되는 모델이기도 합니다. 수출 수요가 꾸준히 받쳐주고 있어서 몇 년 타고 팔더라도 손실이 크지 않은 편입니다. 차를 보유하는 총비용을 따진다면 이 부분도 K5를 긍정적으로 보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2027년형 K5 베스트 셀렉션이랑 노블레스 중 어느 쪽이 나을까요?
A. 가격 대비 구성만 따지면 베스트 셀렉션이 유리합니다. 그러나 전동 트렁크, 어라운드 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RCCA)를 기본으로 원한다면 노블레스가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약 100만 원 내외의 가격 차이인데, 포함되는 안전·편의 기능의 가치를 고려하면 노블레스로 올라가는 것도 충분히 합리적입니다.
Q. K5 2027년형 가솔린이랑 하이브리드 중 뭘 사야 하나요?
A. 두 모델의 가격 차이는 약 300만 원입니다. 연간 주행 거리가 길고 고속도로 비중이 높다면 하이브리드의 연비 이점이 유효합니다. 반면 도심 위주 단거리 운전이 많고 3천만 원 초반 예산을 유지하고 싶다면 2.0 가솔린으로도 충분합니다. K5의 2.0 자연흡기는 멀티링크 서스펜션과 맞물려 승차감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연비 회수 기간을 따져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Q. K5 2027년형 출고 전에 신형이 나올 것 같은데 기다려야 할까요?
A. K5의 완전변경(풀 모델 체인지) 모델 개발이 진행 중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신형 출시 시점과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기다리는 건 쉽지 않습니다. 현재 2027년형은 중고차 시세 방어가 잘 되는 편이라, 지금 구매 후 수년 운행 뒤 교체하는 방식도 충분히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Q. K5 스키스루가 기본이 아니라는데, 꼭 옵션으로 넣어야 하나요?
A. 스키스루란 2열 시트 뒤쪽 트렁크와 연결되는 통로를 열어 긴 짐을 실을 수 있게 하는 구조입니다. 시그니처 트림의 컴포트 옵션에 6대4 분할 폴딩과 함께 포함돼 있습니다. 스키나 서프보드처럼 긴 레저 장비를 자주 싣는다면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없어도 일상 사용에 크게 지장은 없습니다.
결론
2027년형 K5를 꼼꼼히 들여다보고 나서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연식 변경 모델이지만 옵션 재편 방향이 실구매자 입장에서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돼 있고, 특히 베스트 셀렉션 트림은 3천만 원 초반이라는 가격에 납득할 만한 구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신차가 무조건 좋다는 논리는 K5에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경쟁 모델들의 가격이 올라가면서 K5의 상대적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고, 중고차 시세 방어력까지 감안하면 지금 시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차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실제로 자주 쓸 기능이 그 가격 안에 들어있느냐는 것인데, 2027년형 K5는 그 기준에서 합격점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