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솔직히 저는 이 차를 처음 봤을 때 "경차가 뭔 컨버터블이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타보니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다이하츠 코펜 2세대, 660cc 터보 엔진을 얹은 하드탑 컨버터블 경차입니다. 국내 경차 기준을 충족해 세금과 톨게이트 혜택을 그대로 받으면서, 버튼 하나로 지붕이 열리는 경험을 할 수 있는 독보적인 차량입니다. 와이프 출퇴근용 세컨카로 들였다가 제가 더 관심을 갖게 된 차이기도 합니다.

경차 혜택 그대로, 개성은 그 이상 — 다이하츠 코펜의 포지션
코펜을 처음 접하는 분들 중에는 "경차인데 경차 같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오버휀다(Over Fender)가 장착되어 있었는데, 오버휀다란 타이어가 차체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도록 휀다를 바깥쪽으로 넓혀주는 외장 튜닝 부품입니다. 전 차주가 15인치로 인치 업한 타이어에 맞춰 달아 둔 것인데, 처음 봤을 때 "이게 경차 맞아?"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제가 인수한 차량은 전 차주분께서 자동차 전시회 출품까지 준비했던 차였습니다. 합법적인 차량 검사를 통과한 튜닝만 적용된 상태라 안심하고 가져오긴 했지만, 낮은 튜닝 범퍼 탓에 방지턱과 지하주차장 입출구에서 하체를 긁는 일이 생겨 솔직히 마음이 아팠습니다. 사이드 스커트도 이미 기스가 생겼고, 주차 테러로 휀다 일부가 찢기기까지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차가 가진 포지션은 명확합니다. 국내 경차 기준인 배기량 1,000cc 이하, 전장 3,600mm 이하, 전폭 1,600mm 이하 조건을 충족하기 때문에(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자동차세 감면, 고속도로 톨게이트 50% 할인 같은 혜택을 그대로 적용받습니다. 배기량이 660cc에 불과한 일본 경차이지만, 대한민국 도로에서도 경차로 인정받는다는 점은 생각보다 큰 실익입니다.
"660cc면 마티즈 수준 아니냐"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제 경험상 터보차저(Turbocharger) 유무가 체감 성능을 완전히 갈라놓습니다. 터보차저란 배기가스를 이용해 공기를 강제로 엔진에 밀어 넣어 출력을 높이는 장치입니다. 쉽게 말해 작은 엔진에 산소를 억지로 더 넣어 힘을 쥐어짜는 방식입니다. 가속 응답성이나 고속 구간 버팀이 자연흡기 경차와는 확실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 국내 경차 기준 충족 → 자동차세 감면, 톨게이트 50% 할인 적용
- 660cc 터보 엔진 — 배기량은 작지만 터보차저로 가속 체감이 다름
- 하드탑 컨버터블 기본 탑재 — 1세대·2세대 모두 해당
- 일본 직수입 우핸들 차량 — 국내 정식 수입 없음, 중고 가격 잘 안 떨어짐
- 오버휀다 + 15인치 인치업 튜닝 — 낮은 지상고로 하체 관리 필요

주행 성능과 현실적인 단점 — 솔직하게 정리합니다
제가 탔던 차를 나열하면 벨로스터, 링컨 MKZ, BMW 5시리즈, 포드 머스탱, 그리고 지금 메인으로 타는 제네시스 GV80 3.0입니다. 그 기준에서 코펜의 승차감은 단언컨대 꼴찌입니다. 딱딱하다는 표현이 정확합니다. 특히 머스탱을 딱 두 달 타고 팔 만큼 스포츠카 특유의 하드한 승차감을 못 견뎠던 저로서는, 코펜 역시 장거리 편안한 이동과는 거리가 멀다는 걸 인정합니다.
"그래도 경차인데 코너링은 답답하지 않냐"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실제로 타보면 얘기가 다릅니다. 로우 센터 오브 그래비티(Low Center of Gravity), 즉 무게중심이 낮은 설계 덕분에 코너를 돌아도 몸이 크게 쏠리지 않습니다. 무게중심이 낮다는 건 차체가 지면에 붙어 있다는 의미로, 급격한 방향 전환에도 차체가 흔들리는 롤링(Rolling) 현상이 최소화됩니다. 제가 직접 와인딩 구간을 달려봤는데, GV80이 주는 묵직한 안정감과는 결이 다르지만 스포티한 재미는 오히려 코펜이 앞섰습니다.
연비도 예상 밖이었습니다. 3만 원어치 주유했더니 탱크가 풀로 찼습니다. 30리터도 안 들어가는 소형 연료탱크 덕분에 한 번 넣을 때 부담이 없고, 실 주행 연비는 18~22km/L 수준으로 확인됩니다. 일본 국토교통성 공인 연비 기준으로도 코펜의 공인 복합연비는 21.0km/L로 발표된 바 있습니다(출처: 일본 국토교통성).
한 가지 솔직하게 말씀드릴 부분이 있습니다. 이 차에는 퀵릴리즈 핸들(Quick Release Steering Wheel)이 달려 있습니다. 퀵릴리즈 핸들이란 핸들을 탈착 가능하게 만들어 승하차를 편하게 하는 레이싱용 스티어링 장치입니다. 좁은 실내에서 타고 내리기 편하도록 전 차주가 교체해 둔 것인데, 문제는 에어백이 없다는 점입니다. 사고 시 에어백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건 분명한 안전 리스크입니다. 이 부분은 "편의성이 높다"라고만 볼 수 없고, 실제 위험을 감수하는 부분임을 제 기준에서는 명확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수납공간 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하드탑 컨버터블 지붕이 트렁크 쪽으로 접히는 구조이다 보니, 지붕을 열면 트렁크 절반 이상이 루프 패널로 채워집니다. 골프백 하나 들어갈 공간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닙니다. 실내 수납공간도 거의 없다시피 해서, 출퇴근용 외의 용도로 쓰기엔 솔직히 불편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다이하츠 코펜은 국내에서 경차 혜택을 받을 수 있나요?
A. 받을 수 있습니다. 코펜은 배기량 660cc로 국내 경차 기준인 배기량 1,000cc 이하 조건을 충족하기 때문에 자동차세 감면과 고속도로 톨게이트 할인 혜택이 적용됩니다. 일본 직수입 차량이지만 국내 차량 등록 기준을 통과하면 동일하게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Q. 코펜 중고 가격이 왜 이렇게 안 떨어지나요?
A. 국내에 정식 수입이 이루어지지 않아 개인 직수입만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통관 과정에서 세금과 각종 부대비용이 더해지다 보니 신차 가격 자체가 높고, 매물 수도 적어 중고 시세가 잘 내려가지 않는 편입니다. 연식이 꽤 된 1세대도 1,200만 원 이상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코펜 1세대와 2세대 차이가 크게 느껴지나요?
A. 두 세대 모두 하드탑 컨버터블이라는 기본 특성은 동일합니다. 다만 디자인 면에서 2세대가 훨씬 현대적인 느낌을 줍니다. 1세대가 다소 올드한 분위기라면, 2세대는 좀 더 날카롭고 스포티한 외관을 갖추고 있어 저는 개인적으로 2세대를 선택했습니다.
Q. 우핸들 차량이라 운전하기 많이 불편한가요?
A. 적응 기간이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특히 좁은 골목 주차나 드라이브스루 이용 시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며칠 타다 보면 생각보다 빠르게 익숙해지는 편이고, 오히려 코펜 특유의 개성으로 받아들이는 분들도 많습니다. 일상적인 출퇴근 용도라면 충분히 적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봅니다.
결론
코펜은 처음부터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고 만든 차가 아닙니다. 승차감을 포기하고, 수납을 포기하고, 우핸들과 낮은 지상고의 불편을 감수하는 대신 "경차인데 뚜껑이 열린다"는 단 하나의 개성을 극대화한 차입니다. 제가 직접 타보면서 느낀 건, 이 차가 주는 만족감은 성능표로 설명되는 게 아니라 날 좋은 날 지붕 열고 달릴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점입니다.
레이나 모닝 같은 국내 경차는 싫고, 그렇다고 비싼 오픈카를 살 이유도 없다면 코펜은 꽤 현실적인 선택지입니다. 다만 구매 전에 하체 지상고 문제와 에어백 부재 여부, 튜닝 상태를 꼭 꼼꼼히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개성 있는 세컨카를 찾는 분이라면 코펜 동호회나 직수입 전문 업체를 통해 매물을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