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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 우라칸의 후예 "테메라리오" (디자인, 사운드, 주행감성)

1997-choi 2026. 10. 5.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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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20마력짜리 슈퍼카를 타고 나서 가장 먼저 나온 말이 "소리가 좀 아쉽다"였습니다. 숫자만 보면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스펙인데, 막상 시트에 앉아 페달을 밟아보니 머릿속에서 기대했던 그 람보르기니의 감각과는 꽤 달랐습니다. 람보르기니 테메라리오, 도대체 어떤 차인지 직접 경험한 것을 토대로 정리해 봤습니다.

     

    람보르기니답지 않다는 말, 디자인부터 시작됩니다

    람보르기니 하면 어떤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저는 솔직히 날카롭게 각이 진 차체와, 보는 것만으로도 긴장감이 올라오는 그 공격적인 실루엣이 먼저 떠오릅니다. 가야르도부터 우라칸까지 이어진 그 DNA가 있었으니까요.

    테메라리오를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이게 람보르기니야?" 싶었습니다. 직선 위주의 날 선 디자인에서 벗어나 곡면이 훨씬 많아졌고, 헤드라이트도 차체면에 납작하게 붙어 있던 기존 방식 대신 차체에서 살짝 독립된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측면 라인은 어떤 각도에서 보면 맥라렌에서 자주 쓰는 디자인 언어와 닮아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오래 보다 보니 예뻐 보이더군요. 처음의 낯섦이 익숙함으로 바뀌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뒤에서 보면 휠 아치(wheel arch), 즉 바퀴를 감싸는 차체 부분이 65% 이상 노출돼 있어 시각적으로 굉장히 넓고 낮은 인상을 줍니다. 루프 라인도 일직선에서 위로 살짝 솟은 형태로 바뀌었는데, 이건 헤드룸을 확보하기 위한 실용적인 선택이었습니다. 결국 이 디자인 변화는 "보여주기"가 아니라 쓰는 사람을 조금 더 배려한 결과라고 저는 봅니다.

    차값은 기본 4억 7,500만 원에서 시작하며, 경량화 패키지나 외장 색상 옵션을 더하면 6억 5천에서 7억 원 사이까지 올라갑니다. 시승차에 적용된 베르데 계열 시그니처 컬러 하나만 3천만 원이 넘었고, 경량화 옵션만 1억 1천만 원이 추가됐습니다.

    • 기존 람보르기니 특유의 각진 직선 디자인 → 곡면 중심으로 전환
    • 헤드라이트 플러시 마운트(차체 매립) 방식 → 독립형 구조로 변경
    • 루프 라인이 완만하게 솟아 헤드룸 확보, 시야 개선
    • 후방 휠 아치 노출 비율 65% 이상으로 넓은 인상 강조
    요약: 테메라리오의 디자인은 기존 람보르기니와 다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패밀리 룩으로 읽히는 신선함이 있습니다.

    V8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숫자는 완벽한데 사운드는?

    920마력짜리 차가 공도에서 "뭔가 좀 아쉽다"는 말을 듣는다면 믿어지시겠습니까? 제가 시승 내용을 접하고 가장 오래 생각하게 된 부분이 바로 이겁니다.

    테메라리오에는 완전히 새로 개발된 4.0리터 V8 바이터보 엔진이 들어갑니다. 바이터보(biturbo)란 터보차저를 두 개 달아 과급 효율을 높인 방식으로, 적은 배기량에서도 높은 출력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전기 모터 세 개가 더해진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구성으로, 엔진 단독 출력 800마력에 모터 합산 출력이 920마력에 달합니다. 제로백, 즉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2.7초입니다. 변속기는 8단 DCT(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가 적용됐는데, 이는 두 개의 클러치가 번갈아 맞물리며 변속 충격을 줄이고 속도를 높이는 구조입니다(출처: 람보르기니 공식 웹사이트).

    그런데 막상 공도 시승에서는 이 숫자들이 체감으로 전달되기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저도 이 부분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제가 직접 느낀 건 아니지만, 낮은 RPM 구간에서는 V8 특유의 건조하고 걸걸한 진동이 핸들까지 그대로 전해졌고, 배기음도 기존 V10에서 듣던 날카롭고 폭발적인 소리와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이건 근본적으로 피할 수 없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V10 자연흡기 엔진이 주던 고 RPM에서의 폭발음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개입하는 V8 터보의 특성은 태생부터 다르니까요.

    배터리 용량은 3.8kWh로, 전기 모드만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약 15~20km 수준으로 보입니다. 일반 도로에서는 오히려 전기 모드가 더 조용하고 편안하다는 반응도 나왔는데, 이게 슈퍼카 시승에서 나온 소감이라는 게 묘한 아이러니입니다.

    요약: 수치상 920마력 파워트레인은 나무랄 데 없지만, 공도 저RPM 구간에서는 V10 시절의 감성적인 배기음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실내 공간과 주행감성, 편해진 만큼 잃은 것도 있을까요

    기존 람보르기니 미드십 차량을 타본 분들이라면 공감할 겁니다. 타고 내리는 것 자체가 하나의 도전이었고, 앉으면 헤드룸이 빠듯했으며, 시야도 A필러 때문에 제약이 있었습니다. 테메라리오는 이 부분에서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제가 시승 내용을 보면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실내 공간이 포르쉐 911 수준으로 느껴진다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루프 라인이 완만하게 솟아 헤드룸이 확보됐고, A필러 각도가 바뀌면서 전방 시야도 넓어졌습니다. 통풍 시트도 적용됐고, 카본 소재가 실내 전체를 가득 채우는 구성은 레브엘토에서 이미 익숙해진 람보르기니 특유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갑니다.

    주행 감성 쪽에서는 서스펜션 세팅이 흥미로운 포인트였습니다. 스트라다(strada), 스포츠(sport), 코르사(corsa) 세 가지 드라이빙 모드가 있는데, 문제는 이 모드들이 스티어링, 미션, 서스펜션을 묶음으로 전환한다는 점입니다. 스트라다란 이탈리아어로 '도로'를 뜻하며 가장 편안한 일반 주행 모드를 의미합니다. 코르사는 '경주'를 뜻하며 트랙 주행에 특화된 가장 강한 세팅입니다. 서스펜션만 부드럽게 두고 배기 사운드를 올리는 식의 개별 조절이 불가능한 구조라, 공도에서는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차체 강성은 이전 세대 대비 약 20% 향상됐다고 합니다. 무게는 1,600kg 후반대로, 우라칸 STO보다 약 300kg 이상 무겁습니다. 이 무게 증가의 상당 부분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배터리와 모터에서 비롯된 것으로, 성능을 올리기 위해 더해진 구성이 동시에 무게라는 페널티를 가져온 셈입니다(출처: Car and Driver).

    요약: 실내 공간과 편의성은 기존 미드십 람보르기니와 비교해 확실히 진보했지만, 주행 모드 연동 방식과 무게 증가는 아쉬운 부분으로 남습니다.

     

    과도기적 모델이라는 느낌, 트랙에서 다시 봐야 할 이유

    제가 테메라리오를 보면서 가장 크게 든 생각은, 이 차가 기존 람보르기니의 연장선에 있는 차가 아니라 아예 다른 챕터를 여는 모델이라는 점이었습니다. 페라리가 458에서 488, F8을 거쳐 SF90으로 전환하면서 단계적으로 터보와 하이브리드를 도입한 것과 달리, 람보르기니는 우라칸 V10에서 테메라리오 V8 하이브리드로 사실상 한 번에 뛰어넘은 셈입니다. 그 비교 대상이 페라리 296 GTB 혹은 SF90이라는 점도 포지셔닝의 변화를 잘 보여줍니다.

    제 경험상 이런 차들은 공도 저속 주행으로 성격을 판단하는 건 처음부터 맞지 않는 방법입니다. 람보르기니 서울이 시승차로 제공한 이 차가 시내 구간에서 제대로 된 RPM을 쓰지 못했다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9,000~10,000RPM 구간에서 잠깐 맛본 그 폭발감이 공도에서는 재현되기 어렵다는 것도 그 연장선입니다.

    실제로 이 차의 레이스카 버전인 GT3, 트로피 등의 호몰로게이션(homologation) 요건을 맞추기 위해 엔진 자체를 설계 단계부터 다르게 개발했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호몰로게이션이란 레이스카의 기반이 되는 공도용 차량이 공인 기준을 충족하는지 인증받는 과정을 말합니다. 즉 테메라리오의 엔진은 처음부터 고RPM 레이스 용도를 고려하여 실린더 두께와 형상을 설계한 엔진이라는 뜻입니다. 공도에서의 낮은 RPM 특성이 다소 거칠게 느껴지는 것도 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소스 파베로(Sonus Faber) 오디오 시스템이 탑재된 것도 이 차가 단순한 폭력성보다는 완성도 있는 경험을 지향한다는 신호로 보입니다. 결국 테메라리오는 공도에서 완성되는 차가 아니라, 트랙에서 비로소 완성되는 차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요약: 테메라리오는 람보르기니의 세대 전환을 상징하는 모델로, 공도보다 트랙에서 그 진가를 확인해야 하는 차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람보르기니 테메라리오 가격이 얼마인가요?

    A. 기본 시작 가격은 약 4억 7,500만 원입니다. 여기에 경량화 패키지나 카본 옵션, 시그니처 외장 컬러 등을 더하면 6억 5천에서 7억 원 사이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시승차에 적용된 경량화 옵션 하나만 1억 1천만 원이 추가됐을 정도로 옵션 단가가 상당합니다.

     

    Q. 테메라리오는 우라칸 후속 모델인가요?

    A. 공식적으로는 우라칸의 후속 포지션에 해당하지만, 엔진 구성과 하이브리드 시스템, 디자인 모두 단순한 후속이라고 보기에는 변화 폭이 너무 큽니다. V10 자연흡기에서 V8 바이터보 하이브리드로 바뀌면서 성격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에, 세대를 두세 단계 건너뛴 완전히 새로운 차로 보는 시각이 더 정확할 수 있습니다.

     

    Q. 테메라리오 배기음이 우라칸보다 별로라는데 사실인가요?

    A. 공도 저RPM 구간에서는 V8 특유의 건조하고 걸걸한 엔진음이 소음처럼 들린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반면 고RPM 구간에서는 확실한 폭발감이 있다는 의견도 있어, 사운드 만족도는 어떤 환경에서 타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V10의 날카로운 배기음을 기대한다면 체감 차이가 클 것입니다.

     

    Q. 테메라리오 실내 공간은 우라칸보다 넓어졌나요?

    A. 네, 상당히 넓어졌습니다. 헤드룸이 확보됐고 A필러 각도 변화로 전방 시야도 개선됐습니다. 타고 내리기도 편해졌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입니다. 차폭 자체도 우라칸보다 약 50mm 넓어졌고, 전체적인 실내 분위기는 레브엘토와 비슷한 수준으로 완성도가 높습니다.

     

    결론

    테메라리오는 숫자만 보면 반박이 불가능한 차입니다. 920마력, 2.7초, V8 바이터보에 전기 모터 세 개. 그런데 제가 이 차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되는 건 그 숫자 때문이 아닙니다. 기존 람보르기니가 주던 날카롭고 감각적인 경험이 얼마나 남아 있느냐, 그리고 새로운 방향으로 얼마나 설득력 있게 바뀌었느냐가 궁금합니다.

    제 경험상 이런 차들은 결국 트랙에서 다시 봐야 판단이 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도 시내 구간의 저속 주행으로 이 차의 성격을 단정 짓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기회가 된다면 트랙에서 고 RPM 구간을 충분히 써본 뒤 최종 평가를 내리고 싶고,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람보르기니가 새롭게 쓰기 시작한 이 챕터는 한 번쯤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r2L5TJi-xgk